[인지청구 후기] 탐정 vs 변호사 - 아버지를 찾아주세요 (2)
탐정 vs 변호사 비교, 상담부터 계약에 이르기까지
지난 글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이번 글은 그 뒤에 내가 제일 먼저 뭘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탐정을 찾아보다
변호사를 만나기 전에 제일 먼저 한 건 탐정 검색이었다.
인터넷에 탐정을 검색해 봤고,
유튜브에서도 친부 찾기 사례 같은, 탐정들이 사례 위주로 소개하는 영상들을 봤다.
탐정들이 모여 있는 플랫폼이 있어서 둘러본 결과 정말 많은 탐정들이 모여있었다.
어떤 탐정이 좋은 탐정인지는 솔직히 몰랐다.
하지만 나는 아래와 같은 최소한의 기준을 잡고 리스트를 필터링했다.
-
내가 의뢰하고자 하는 사건의 레퍼런스가 있을 것
당연한 조건이다. 아무래도 나와 최대한 유사 케이스를 다뤄본 분이 원활하게 일처리를 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
소개글에 화려한 마케팅 문구보다는, 절차가 상세하게 적혀있을 것
나는 전화로 절차를 안내 받는 것보다 '텍스트'로 확인이 되어야 안심되는 성향(?)이 있다. 절차가 적혀있지 않아서 '불확실'한 상황이 싫기 때문이다 -
경력 중에 특장점이 보일 것
막연한 생각이였지만, 뭔가 흔한 경력보다는 눈에 띄는 특이한 경력이 있는 분이 특별해 보였다) -
인상이 좋을 것
인상은 과학이라고 하지 않나. 내 직감이 어느정도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위의 기준으로 선별한 다음, 신뢰가 가는 사람 2명 정도를 골라 실제로 전화 상담을 진행했다.

두사람 모두에게 전화 통화한 결과는,
아마도 아버지는 찾기가 어려울 거라는 비관적인 답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를 하고 싶다면,
사람을 써서 해당 지역 (어머니가 말씀하신 아버지가 직업군인으로 근무했던 지역) 위주로
수소문하여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조사 기간은 대략 2주 정도 잡으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비용으로는 당시 200~250만원 사이의 견적이 나왔었다. (2024년도 기준)
또한 비용은 조사 기간이 늘면 늘수록 더욱 증가하는 방식이라고 안내를 받았다.
사실 나는 돈 쓰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상관은 안 했다.
어짜피 사람을 써서 누군가를 찾는데에는 그만한 비용이 발생할거라는건 각오(?)가 되어있었으니깐.
근데 돈은 돈대로 쓰고, 결국 찾지 못했다는 답을 들으면..
그게 맞는지 나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불확실하고 검증이 어려운 것에 돈을 쓰는 게 무서웠다.
일단은 고민해보겠다고 하고, 통화를 종료했다.
속마음으로는 그래도 해볼 때까지는 시도해보고,
안되더라도 그 때 포기하는게 속이 편하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탐정말고는 정말 방법이 없을까?
주변에 상담할 사람도 없었고 정말 답답했다.
이후 몇 달간 결정을 못하고 손을 놓고 있었다.
가끔씩 쉬는 날에 인터넷 폭풍 검색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률 제도를 알아보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사실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가 안나서 시도를 못했던게 컸다)
변호사를 소개받다
이후 '친부 찾기'는 잠시 잊어버린 채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친한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내 상황을 술안주 삼아 이야기하게 됐다.
친구는 아는 지인 중에 변호사 인맥이 많은 분이 있다며,
'좋은 변호사'를 소개받아서 한번 전문가에게 여쭤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줬다.
나는 그래 주면 땡큐지 싶어서 흔쾌히 수락했다.
며칠 뒤 친구가 지인과 통화해서 연락처를 받아 줬는데,
내가 연락하기도 전에 변호사님한테서 먼저 문자가 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OOO 변호사입니다.
OO님 소개로 연락드렸습니다. 편하실 때 연락주세요."
운전 중이라 전화를 못 받았는데, 메시지와 함께 명함이 와 있었다.
나는 전화를 하기 전에 사전 조사를 충분히 마치고 전화하는 성격이다.
(PM 직업병: 미팅 전에 상대방 뒷조사는 국룰)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OOO 변호사", "법무법인 OO"
검색해 보니 변호사님의 약력과 함께, 예전에 쓰신 글처럼 보이는 것들도 찾을 수 있었다.

약력에 '서울대학교'가 보였다.
"오... 서울대 나오셨구나.."
왠지 모르게 무한한 신뢰감이 느껴졌다.
전화를 해 봐야겠다.
전화로 가볍게 나의 상황을 설명한 뒤, 마침 사무실이 내 집 근처이기도 해서, 주말에 변호사님 사무실에서 직접 만나기로 했다.
변호사님과의 첫 상담
일요일 오후, 교통체증 때문에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상담을 하면서 내 상황을 모두 설명했다.
변호사님은 정말 친절하셨다.
내 상황을 모두 듣더니,
인지청구라는 절차와 함께
관련 기관들에 절차를 밟아서 아버지의 신상을 특정하고, 인지 소송을 진행해 보자고 제안해 주셨다.
인지청구는 혼인 관계 밖에서 태어난 자녀가 아버지를 상대로, 친자 관계를 인정해 달라고 법원에 내는 소송이다.
나는 그날 계약을 결심했고, 계약 후 착수금을 보냈다.

변호사 계약의 조건은 비용은 한 번에 지불하지 않는 조건이여서 부담이 덜했었다.
착수금 + 중도금 (아버지 신원이 특정되면) + 잔금 (성과보수)
단계별 지불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탐정 vs 변호사
탐정 상담에 이어 변호사 상담까지 받아 보고나니 둘의 차이가 꽤 분명해졌다.
내가 직접 들은 내용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았다.
| 구분 | 탐정 | 변호사 |
|---|---|---|
| 비용 | 250만원 정도 (2주 조사 기준) | 1000만원 전후 (비용 높음↑) |
| 방법 | 해당 지역 위주로 사람을 써서 수소문 | 소송 접수 후 법원을 통해 기관에 정보공개 요청 |
| 조회 범위 | 주민등록, 통신사 정보 등 개인정보 조회 불가 | 주민등록정보, 통신사, 건강보험공단, 출입국기록 등 개인정보 조회 가능 |
| 결과물 | 개인 참고 자료 (법적 효력 증명 불확실) | 법원에 회신된 공식 기록 |
| 법적 위험 | 특정인 소재 파악은 불법 소지 (신용정보법) | 정식 재판 절차이므로 법적 위험 없음 |
| 실패할 경우 | 어디까지 찾았는지 확인할 방법이 부족 | 기관의 회신이 기록으로 남음 |
| 성공할 경우 | 다음 절차 별도 진행 | 그대로 인지 소송으로 이어짐 |
상기 비용의 경우 사람마다, 사건마다 차이가 크다.
나의 케이스 기준으로 당시 견적을 냈었을때의 금액을 기재하였으니 참고 바란다.
그렇게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게 됐다.
다음 글에서는 소송을 시작하고 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써 보려고 한다.
